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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 개회식을 보며

운명2 2015. 12. 5. 17:32

                베이징 올림픽 개회식을 보며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을 모토로 내걸은 중국의 ‘100년의 꿈’ 베이징 올림픽 개회식이

올림픽 주경기장인 국가체육장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장이머우 영화감독이 총 감독을 맡았다는 개회식 문화 예술 공연은 전통과 첨단, 과거와 현재의 절묘한

조화를 통해 세계에 차이나 파워를 과시하는 13억 인구의 자기 자랑의 파노라마였지 싶다.

 “영웅”이나 “황후화” 같은 장이머우 영화에서 처럼 거대한 스케일에 많은 군중 동원을 한 웅장하고

장대한 영화를 보는 것 같았는데 컴퓨터의 소프트 개발과 영향으로 휘황찬란한 전자램프의 빛과 조명,

그리고 영화감독답게 피아노선에 의한  공중 곡예나 들어올리는 것이, 대부분 차지하는 것이 큰 특징이었다.

 중화민족의 자랑인 고대 4대 발명품인 인쇄술, 제지술, 나침반, 화약을 공연을 통해 드러낸 중국문명의

우수성을 세계에 자랑하듯 자부심을 보였으며 그로인해 화약을 이용한 불꽃놀이도 북경 하늘에 엄청

쏘아댔다.

 티벳과 신장 위구르 자치족의 반발을 의식한 듯, 56개 다양한 민족의 화합을 보여주듯,

소수민족을 포함한 각 민족의 고유 의상을 입은 어린이들이 한꺼번에 나와 율동을 통해 하나의 국가로

화합되었다는 것을 억지로 보여주는 것 같기도 했으며, 연변의 조선족을 볼 때는 연민의 정을 느끼기도

했다. 

 독보적인 창의력이 돋보이는 대단한 개막식 행사를 보며 당분간은 어떤 나라도 따라하기 힘들지 않을까.

하지만 2만5천명이 동원됐다는 개막행사는 북한의 집단 체조를 보는 듯, 같은 나이 또래의 남자들을 보며

아마도 군인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과 더불어 사회주의체제가 아니면 도저히 흉내 낼 수 없고 꿈꿔보지

못할 전무후무한 컨셉트였을 것이었다.

 남자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차출된 듯한 여자들도 하나같이 같은 외모에 같은 키에 같은 또래의 여자였으며, 참가국이 204개국이었던가, 그 장시간 공연과 선수입장 내내 인간 팬스노릇을 한 여성들, 그래도 계속해서 다리를 들고 율동을 하며 피곤해하고 힘들어하는 것이 보는 사람들 마음 쓰이게 해서 측은하기까지 했으니. 자부심 이면의 고생하는 사람들을 보며 사회주의였기에 가능하리라는 마음이 시종 가슴을 떠나지 않았다. 

 2008명이 하나도 틀리지 않고 통일되게 움직이며 조명판을 두드리고, 그 무거운 노를 들고, 또 활자를

들고 하나같이 통일된 행동으로 카드섹션하듯 질서 정연하게 움직이는 것을 보며 가슴 서늘한 전율을

느끼며 무섭기까지 했다.

 중국은 100년을 기다려왔다는 올림픽을 통해 5000년의 유구한 역사라는 과거 중국의 영화를 재현하고

문화 대혁명과 같은 아픈 굴곡을 딛고 다시 세계 강국으로 부상하려는 야욕을 보이듯 중국의 최초 유인

우주선 ‘선저우 1호’ 가 우주인을 태우고 내려오는 장면을 통해 우주강국이라는 야심찬 포부도 세계에

선포하는 듯 했고, 특히 공연을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중화민족의 우수성과 세계강국이라는 당위성을 세계 각국 정상들이 보는 앞에서 과시하는 것으로, 후진타오 국가 주석의 정치이념인 화합사회를 보여주려 애쓰는 듯 했고, 특히 공연을 통해 드러난 화(和)자는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이라는 주제를 구현한다는

미명 아래 대만과의 통일의지와 분리 독립을 시도하고 있는 소수민족들로부터 질서를 유지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와 뜻도 세계에 알리는 듯 했다.

 반대로 중국도 경제가 골고루 발전되어 빈부 격차가 줄어들고 좀 더 민주화가 진행 된다면 머지않아

필연적으로 소련의 붕괴처럼 여러 민족으로 분리 독립될 것이란 확신은 나만의 기우인지도 모르지만... 

 장이머우 감독은 ‘인생’이란 영화 등 그 동안 영화를 통해 문화혁명을 비롯한 중국의 체제를 비판한 반체제 인사로, 중국정부의 탄압을 받던 장이머우의 변신과 화합은 아마도 조국애라는 하나의 지향점이었으리라.

13억 인구도 조국의 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하나로 뭉치는 데 우리의 5천만은 아직도 분열과 싸움으로

반목하고 찢어져, 매일 같이 촛불로 지새우는 것도 다 같은 조국애 탓이라면 더 없이 좋으련만...

 하여간 중국은 이번 개회식을 통해서 과거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에서 벗어나 철저하게 중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강한 의지를 부시가 보는 앞에서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화 패권주의 기미로 머지않아 넓은 면적의 국토에서 생산되는 지하자원과 농산물을 바탕으로

또 13억의 인구로 미국과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로 부상할 것이 틀림없어 보이며 이번 올림픽에서도

종합 우승은 확실하겠지만.

 올림픽의 목적은 온 인류가 화합하고 평화롭게 공존하자는데 있을진대, 겉으로는 화합을 주제로 하지만,

북한의 집단 체조하듯 세계를 상대로 자기네들이 이렇게 강하다는 것을 과시하는 듯한 분위기로,

올림픽 개막 공연을 통해 은근히 위협하는 듯한 느낌에 더구나 때맞춰 마라도 남쪽 우리의 이어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것을 생각해 볼 때, 개막식 공연을 보며 감탄에 앞서 가슴 서늘한 전율로 기분이

언짢은 것은 비단 나만의 생각이 아니리라.  

              

                                                                      2008. 08. 10.    - 운  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