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의의 기술
* 명쾌한 걸 좋아하는 “단정형” 상사
혼날 때 혼나더라도 단도직입적으로 솔직하게 핵심을 말한다.
* 에너지 넘치는 “열정형” 상사
의외로 뒤끝 있는 스타일. “조언 좀 구하고 싶어요” 라고 자문 구하는 길로 포장하라.
* 좋은 게 좋은 “온정형” 상사
술자리에서 소주 한 잔 부딪치며 인간적으로 공략한다.
* 깐깐한 “냉정형” 상사
면담 신청 한 뒤 조용하게 단둘이 이야기. 미리 항의 내용을 메모할 것.
■아니꼽더라도 일단 상대를 띄워라
공문선 커뮤니케이션 클리닉 대표는 "일단 긍정적인 단서를 붙여 상사를 향한 포문을 열라"고 조언한다.
예컨대 '앞으로 크게 되실 팀장님께서 이러시면 되시겠어요?',
'제가 철석같이 믿고 있는 팀장님이 그러시면 안 되시죠~' 등 농담성 아부 멘트로 시작해
긴장된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라는 것. 상대가 빈말이란 걸 알면서도 마음을 열게 된다.
넉살 부족한 타입이라면 '팀장님 말이 옳습니다' 정도로 운을 뗀 뒤 '그렇기는 하지만',
'그럴 수도 있겠지만' 하는 말로 본론으로 들어가면 좋다. 이정숙 '유쾌한 대화연구소' 대표는
"조직인인 이상 상사를 이기겠단 생각은 하지 말라"며 "의견을 개진한다는 마음으로 항의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그게 아니라', '하지만' 등은 피해야 할 단어라고 지적했다. 상대의 말을 전면 부정하는 듯한
인상을 줘 듣는 사람이 마음을 닫게 만든다.
상사가 신뢰하는 제3자를 이용할 수도 있다. 공 대표는 "부장과 우호적인 타부서장에게 도움을 청해
부장에게 문제를 귀띔하게 하면 심기를 건드리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항의에도 2대8 법칙이 있다
"가슴에 쌓인 말 다 쏟아내고 끝장 봐야지." 많은 이들이 상사에게 항의할 때 이렇게 마음먹는다.
김성형 한국협상아카데미 대표는
"욱하는 심정에 오늘 보고 안 볼 사람처럼 상대를 몰아붙여선 백전백패 한다"며
"항의에도 2대8 법칙이 있다"고 강조한다.
문제와 감정을 분리한 뒤 하고 싶은 말의 20%만 풀어놓아야 한다.
사회 경험이 많은 상사들은 20%만 짧고 굵게 말해도 당신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차린다.
대화의 전체를 항의로 도배해서도 안 된다.
앞부분의 80%는 '요즘 제가 왜 이런지 모르겠습니다'라는 말로 에둘러 말하다가,
마지막 20% 지점에서 '팀장님께서 이렇게 해주셨으면 합니다'라는 말로 핵심을 말하는 게 좋다.
■이메일 항의는 되도록 피해야
전문가들은 "이메일 항의는 금물"이라고 입을 모은다. 논리적으로 말할 수 있지만 증거로 남아
자충수가 되기도 하고, 곡해의 여지가 많아 상대에게 상처를 준다.
이 대표는 "통계적으로 보면 커뮤니케이션에서 언어로 하는 것은 7%밖에 안 되고 93%가 보디랭귀지"라며
"껄끄러운 항의라면 더더욱 직접 대면해서 말해야 한다"고 했다.
공 대표는 "남자는 시각이 발달한 반면 여성은 귀가 발달했다"며
"여자 동료 간의 항의는 반드시 말로 풀어야 한다"고 했다.
정 이메일을 쓰고 싶다면 한 번 대화한 뒤 정리 차원에서 보내는 게 맞다.
남자 부하직원이 여자 상사에게 항의할 때는 '과정'을 말해야 한다.
남자들은 결과 중심인 반면 여자들은 과정 중심이어서 교감할 시간이 필요하다.
여자 부하직원이 남자 상사에게 항의할 때는 따지는 듯한 인상을 주지 말아야 한다.
공 대표는 "남자들은 여성 직장인들이 '조직과 개인은 별개'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팀장님을 아버지(오빠)라고 생각하고 말씀 드린다'는 식으로 동료애를 내세우라"고 말했다.
여자 직원이 여자 상사에게 항의할 경우엔 사적인 자리에서 하지 말 것.
공 대표는 "남자는 직장 밖에서도 상하관계가 명확하지만 여자들은 직장을 나서면
사적인 관계가 되기 쉽다"며 "여자 상사는 아래 직원들이 공식적이고 깍듯하게 대해주는 걸 의외로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