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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산책

운명2 2010. 9. 13. 14:24


                     아름다운 산책

 

등산도 좋지만, 매일 같은 코스로 힘들게 산을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것보다는 쉬엄쉬엄 걷는 산책이 나는 좋다.

인터넷에 도보여행이라는 사이트가 있는데,

그 것을 나한테 소개해준 분이 부산에 사시는 북소리님이시다.

내 성격과 취미에 잘 맞을 거라면서...

그래서 도보여행 동호회에 서 너 군데 가입을 했다.

동호회는 참가할 때 마다 참가비 천원을 내면되는데, 중간 중간
간식을 먹는다.

그런데 여자회원들이 많아서 나는 준비 안하고 가도, 인심 좋은 여자들이 햄버거도 주고, 샌드위치도 주고, 떡과 과일도 나눠주고, 비싼 파프리카나 배추 뿌리도 깎아서 주고 인정이 많아 더 좋다.


아침부터 시작하는 코스는 대개 점심은 단체로 매식을 한다.
부득이 매식하기
곤란한 코스는 도시락을 준비해오라고 하기도 하지만.
오후 코스는 점심을 먹고
시작하거나 점심을 각자 해결하고 모인다.

산책 코스가 종료가 되면 거기서 헤어지는 사람도 있지만,
헤어지기 서운한
사람들끼리 또 2차로 식사를 하고 술도 마신다.

그런데 비용은 언제나 1/n 이 원칙이란다. 각자 5천원이나 만원을
내면 좋으련만,
아무리 계산이 복잡해도 1/n 로 여자들은 한 푼의
에누리도 없이
잘도 계산해서 거슬러준다.

그런데 술을 마시는 여자 분도 있지만, 전혀 안하는 여자들도 있어서,

술을 시키면 미안해지기도 한다. 그래서 소주 값은 내가 낸다고 해도,

회칙에 개인부담은 절대로 안 된단다.

무조건 1/n 이니, 술을 안 하는 여자 분 들은 먹지도 않은 소주 값도

부담해야 하니 눈치가 보일 수밖에 없다.

그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일 수밖에 없는데...


그렇다고 마음 맞는 사람끼리 개별적으로 술자리를 갖는 것도
안 된단다.

또 남자, 여자가 어울리다보면 스캔들도 있기 마련인데, 스캔들이 나면

바로 탈퇴시킨다고 한다. 그래서 산책 행사가 종료되면 일단 헤어졌다가 같은 방향이라는 핑계로 다시 만날 수밖에 없다.

회원들은 젊은 남녀부터 은퇴한 남녀 교장 선생님을 비롯해서
사업하는
사람도 있고 백수도 있고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그렇지만 전혀 어울리지
못할 것 같은데도 단지 산책을 좋아한다는
같은 취미만으로도 잘 융화되는
것이 신기하다.

 

언젠가 고진운님이 서울이 가장 볼 것이 많다고 했는데, 정말이지
서울은 땅덩어리가
커서 그런지, 공원도 많고 산책코스가 너무 많아서 

전부 산책하는데도 몇 년은 족히 걸릴 것 같다.

내가 대충 아는 곳만 해도

1. 창의문에서 숙정문까지 서울 성곽 길

2. 동구릉. 서오릉

3. 남한산성

4. 어린이 대공원과 서울 숲

5. 중랑천 길. 양재천과 탄천 길

6. 백련산과 안산

7. 서리풀 공원과 우면산

8. 경마공원과 서울대공원 산책길

9. 뚝섬유원지와 강변길

10. 인왕산 성곽 길과 백사실 계곡

11. 연세대 뒤 안산 숲길.

12. 매봉산과 남산 산책로

13. 여의 샛강 공원과 선유도

14. 월드컵 공원과 노들공원

15. 보라매 공원

16. 용마산과 숲길과 봉화산 둘레길

17. 북서울 꿈의 숲

18. 대모산 숲길과 구룡산

19. 성북동 역사 순례길.

20. 와룡공원과 낙산 공원

21. 길상사. 심우장. 수현 산방. 최순우 옛집. 삼청 공원.

 

그 동안 나는 공원이나 서오릉을 비롯한 옛 왕릉. 고궁을 즐겨 찾았고,

서울 성곽 길을 선호했다. 역사 공부도 하고, 성곽에서 내려다보면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는 서울시내 구경이 참 좋았다.

덕분에 서울에 살면서도 노량진 사육신묘를 처음 찾아가 봤고,
잘 꾸며진
용산 국립 박물관과 가족공원도 가 보았는데, 서울시내의
공원에 야생 꿩이
천연덕스럽게 놀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었다.

하늘공원에서 보는 꿩보다도 더 반갑게...

그런데 요즘은 둘레길에 관심이 많다. 요즘 지자체가 다투어 둘레길을   만들어 선보이고 있어서 북한산 둘레길도 일부 생기고,
불암산 둘레길도 만들고 있고,
지리산 둘레길도 인기란다.

둘러져있는 길이라는 뜻의 둘레길은 산을 수직으로 오르지 않아
시간은 많이 소요 되지만
대신 힘들이지 않고, 산을 감상하고
아기자기하게 올라갔다 내려갔다 반복하면서 자연과
눈을 맞추고,
귀 기울려 걷는 여유로움과 즐거움이 있다.

그리고 힘들만하면 공원 쉼터가 나오고, 땀이 날듯하면 탁 트인 전망대가 나타나서 땀을 식혀준다.


도보여행은 주말만이 아니고 백수, 백조를 위한 평일에도 계속 있고,

직장인을 위해 야간에도 있는데, 서울시내 야경이라던가. 야간 공원
산책.
야간 강변산책도 있는데, 야간이라서 색다른 즐거움에
참 재미있었다. 남산도 계단이나 포장도로만 다녀봤지,
하이야트 호텔 옆으로 소나무 숲길을 따라 올라가는 길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지방에도 가끔 가기도 하나본데, 지방에는 산악회와 겹치는 바람에
한 번도
참석하지 못했다.

 

참석할 때마다 내는 참가비 천원과 약속시간에 늦는 사람에게 페널티로
천원을 더 받아,
그 돈은 불우이웃돕기에 쓰인다는데, 그 돈 사용처가
불명확한지,
아니면 운영자들 간의 반목인지 어느 사이트는 여기처럼
일부 떨어져 나가서
새 살림을 차렸다고 한다.

그래서 생각했는데, 나도 산책동호회를 조직해서 참가비는 만원으로
인상하고,
그 대신 회원들 간에 작업도 눈감아 주기보다는,
적극 권장하여 파트너(애인)와 함께
참석하면 회비는 50% 특별
할인에 소주 값도 안 받는 조건으로 [아름다운 산책(가칭)]
동호회를
만들어 몇 년 간 불우이웃돕기란 명목의 성금이 많이 축적되면,
불우이웃 도왔다는 허위 서류 작성해놓고,
개인적으로 유용하고 잠수 탈까 한다.ㅎ

                                                                                     - 연   규  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