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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열차

운명2 2013. 2. 5. 11:46

 

지난 주에 환상의 눈꽃 관광열차 여행을 다녀왔다.
단골 식당 주인의 추천으로 지역 요식업 협회 아지매들이
아무 것도 필요없고 몸만 오면 된다는 강력한 초청을,
뿌리치지 못하고 자의반 타의반으로 따라 나섰는데...

무슨 짐이 그리 많은지 의아했는데
아침 일찍 열차에 타자 마자
아침을 먹어야 한다며 음식을 펴 놓고
아지매들이 술을 꺼내는데 난 질려버렸다.
소주가 두 박스나 되었다.
그 때부터 시작한 술에 얼근한데.
이 번에는 웬 남자들이 앰프를 설치하고
메들리 춤곡 음악을 틀기 시작하고
한 두 젊은 아지매들과 앰프를 설치하던 남자들과
통로에 나와 춤을 추기 시작하는데.
결국에는 사람들이 다 나와서 흔들고 뛰고 난리 부르스다.

원래 여행은 조용히 차창 밖의 경치를 감상하면서 가야하는데.
춤추는 여자들 쳐다보느라 바깥 경치는 포기하고 말았다.
그렇게 태백까지 갔고. 다시 관광버스를 타고 눈 축제장까지 가서
각자 점심 사먹고, 사진도 찍고, 축제 구경도 하고,
어딜가나 있는 남녀 엿장수 품바들의 걸쭉한 성인용 개그도 구경하고.
눈썰매도 타고...
개인 시간을 즐긴 후 다시 버스에 타서 태백역에서
기차를 타고 돌아오는데.
또 다시 술 마시고 춤추고.

두 팔을 들어 흔들며 허리를 비틀고

사뿐사뿐 스텝을 밟으며

깡총깡총 뛰기도 하고.

어디서 그렇게 힘이 넘쳐나는지
나는 이해가 안된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춤추던 남자와 여자는 관광회사에서 일당 주고 섭외한
전직 철도청 근무자였고, 현직 역장이라는 사실.
나는 몸치라서 춤을 못추기에.
카페 칸으로 도망가기 바빴지만
춤 추는 여자들에게
"손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했더니
유머 감각이 있다고, 다른 지역에서 온 아지매들이
내 전번을 가르쳐 달라고 난리여서
내 인기를 실감하기도 하고.ㅎㅎ

어쨌거나 관광열차가
관광은 뒷전이고, 먹고 마시고 춤추며
노는 여자들 구경만 실컷했다.
다음은 무박 2일로 가자는데
걱정이 앞 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