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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공사

운명2 2013. 10. 7. 12:20

짧은 시간 포장기술

지금 어디인가는 도로 포장공사를 하고 있듯이 아침 지하철을 타면 포장공사 하는 젊은 여자를 꼭 보게 된다. 시간에 쫒긴 듯 졸린 눈으로 양 옆의 사람은 안중에도 없고 앞에 서있는 나도 무시한 채, 필통만한 조그만 손가방 속에서 달그락거리며 이것저것 잘도 찾아내서 붓으로 칠하고 연필로 그리고 또는 손가락으로 바르고 칠판지우개 같은 것으로 살살 두드리며 작은 손거울에 요리저리 모양을 만들며 덜컹거리는 차 안에서도 놀라운 손재주로 포장공사를 한다. 김나는 아스콘을 붓고 쓸고, 로울러로 누르고 하얗게 또는 노란색으로 줄을 긋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안전모 인부들을 떠올리며 공사현장을 지켜보는데, 놀라운 것은 정거장을 지날 때마다 새롭게 변장이 된다는 사실이다. 먼지 나는 자갈길이 매끈한 아스팔트 도로가 되듯, 윤기 흐르는 포장 공사가 다 끝나면 여자는 목적지에 정확히 내려서 아무 일 없던 척, 전철 밖의 사람들에게는 전혀 새로운 얼굴로 변장을 하고 마술을 부리듯 하루 일과를 시작할 것이다. 우리의 건축, 토목기술이 빠른 성장으로 세계에 인정받는 이유를 알 것만 같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