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 있어요
애인 있어요
아직도 넌 혼자인거니 물어오네요.
난 그저 웃어요.
사랑하고 있죠. 사랑하는 사람 있어요.
그대는 내가 안쓰러운가봐.
좋은 사람 있다며 한 번 만나보라 말하죠.
그댄 모르죠. 내게도 멋진 애인이 있다는 걸
너무 소중해 꼭 숨겨두었죠.
그 사람 나만 볼 수 있어요. 내 눈에만 보여요.
내 입술에 영원히 담아둘 거야.
가끔씩 차오르는 눈물만 알고 있죠.
그 사람 그대라는 걸.
나는 그 사람 갖고 싶지 않아요.
욕심나지 않아요. 그냥 사랑하고 싶어요.
그댄 모르죠. 내게도 멋진 애인이 있다는 걸
너무 소중해 꼭 숨겨두었죠.
이 노래는 맨발의 디바 이은미가 예전에 부른 노래인데
그 당시는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최근 T.V 드라마에 삽입되면서
뒤늦게 크게 히트하는 노래로 요즘 노래방에서 여자들이 가장 많이
부르는 노래라고 한다.
그런데 나는 가끔 이 노래를 들으면서도 노래는 편하게 불러야 하는데
턱이 약간 합죽이처럼 나오게 온 인상을 다 쓰며, 무대에서 왜 신발을
벗어 던지고 맨발로 노래를 하는지? 물론 자기 스타일이겠지만
그런 이은미를 연상하며 노래는 잘 부른다는 생각만 했지.
개인적으로는 그 가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가수는 좋은 노래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사랑받으며
자신도 노래하는 직업에 만족하고 행복을 찾으면 될 텐데
어쭙잖게 진보 좌파를 자처하며 정치판에 훈수를 두고
선동을 하는 것에 실망을 했기 때문이다.
소설가 공지영과 탤런트 김여진을 싫어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지만......
하여간 열정적인 가창력으로 이 노래가 단지 자기도 애인이 있다고
자랑하는 노래인 줄만 알았다.
언젠가 노래방에서 어느 여자가 이 노래를 부르기에 농담 삼아
“애인이 누군데? 애인 있다고 자랑하는 겨?” 묻기까지 했었다.
그런데 이 노래가 짝사랑하는 가슴 아픈 노래라는 것을 어제 처음 알았다.
가사를 음미해보니, 어느 정도 나이가 든 여자가 자신이 가슴속에
목숨처럼 사랑하는... 그토록 짝사랑하는 남자를 만나서 가슴 설레는 데,
막상 그 남자는 눈치도 못 채고 자신에게 야속하게
“너는 아직도 혼자인 거니?”
물어오니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저 웃으며 “사랑하는 사람 있어요.” 힘없이 말했는데,
한 술 더 떠서 안쓰러운 마음에 좋은 사람 있다며 소개해 준다고
한 번 만나보라고 까지 하니....얼마나 절망적이었을까.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날 것만 같은....
내가 죽도록 사랑하는 사람이 내 앞에 있는 바로 당신이라는 말은
입에서만 맴돌고 차마 입 밖에 내지도 못하고, 입술에만 영원히 담아
둔다니...듣기만 해도 안타깝고 슬프기만 하다.
결국은 그 사람 갖고 싶지 않다고, 욕심나지 않는다고 포기하고
그냥 마음속에서만 사랑하면서 너무 소중해서 꼭 숨겨두었기에
그대는 내게도 애인이 있다는 것을 모를 것이라는...
자포자기의 심정이다.
어제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퇴근길에 허전한 마음으로 운전하면서
라디오를 틀었더니 마침, 이 노래가 나오는데 DJ가
짝사랑에 대한 최고의 노래라고 해서 처음 알았고,
가사를 음미해 보니 정말 가슴 절절하게 안타까운 노래였다.
원 사이드 러브는 누구나 경험했듯이 슬프고도 아픈 추억이고,
정녕 이루어질 수 없는 사모의 정은 점점 깊어만 가고, 잠 못 이루는 밤.
연모는 죄가 되어 살까지 빠지는 불치의 병을 앓는 것이다.
얼마 전에 끝난 선덕여왕에서 미실은 죽기 직전에 자기 아들에게 말한다.
사랑이 무엇이냐고 묻고는, 사랑하면 아낌없이 빼앗는 것이라고...
그런데 사랑하기에 그 사람 갖고 싶지 않고, 내 마음 속에 간직하고,
나만 볼 수 있고, 내 입술에만 담아두고...
당신의 미소가 나를 향한 것이 아닐지라도,
당신의 마음이 나를 보고 있지 않다하여도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사실 만으로
당신과 같은 세상에서 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하겠다는...
스스로 위로하는 말은 현실에서는 정말이지 개뼈다귀만도
못한 말일지도 모른다.
사랑한다면 용기 있게 고백하고, 어떤 수단과 방법을 써서라도
마음을 빼앗아 와야 할 것 같다. 무척 힘든 작업이겠지만...
나도 [애인 있어요]란 노래를 배워서,
내가 일방적으로 좋아하는 여자한테는
[애인있어요]란 노래를 이은미처럼 부르고 싶고.
그래서 나도 문득 생각난 것이
전에 이 노래를 불렀던 여자도 혹시 나를...ㅎ ㅎ ㅎ
착각도 이쯤이면 수준급이지만...
그래서 나도 생각난 노래가 있는데, 블루클린으로 가는 비상구던가
외국 곡을 페이지가 부른 [벙어리 바이올린]이란 노래인데, 기회 되면
이 노래를 그 여자한테 들려주고 싶다.
My Love My Love Is Your Love
어디에선가 그대와 함께 들었던 음악이 흐르죠.
햇살이 눈부셔 그대가 생각났어요.
내가 없는 오늘도 그댄 잘 지냈겠죠.
다시 또 그대의 환상이 밀려와
이른 새벽녘까지 잠을 못 이룰 거여요.
그댈 잊겠다고 한 적 하루도 없었죠.
사랑해요. 마지막 그 날까지.
My Love 그대가 보고 싶어요.
그대가 보고 싶어 죽을 것만 같아요.
누군가 그대를 잊었냐고 묻죠.
내 맘은 벙어리가 되어 아무 말도 할 수 없어요.
그댈 잊겠다고 한 적 하루도 없어요.
사랑해요. 마지막 그날 까지.
My Love 그대가 보고 싶어요.
그대가 보고 싶어 죽을 것만 같아요.
2009. 11. 15. - 운 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