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에 대한 이야기 1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 교과서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기원전 4 세기경 희랍의 시라큐스라는 잔혹하고 사악한 왕이 있었는데,
피티아스라는 청년이 시라큐스 왕을 비판한 죄로 붙들려 갔다.
피티아스는 왕 앞에서도 두려워하지 않고 왕의 잔혹성을 비판했기에,
분노한 왕은 피티아스를 옥에 가두고 이 주일 후 처형시키라 명했다.
그 때에 피티아스는 왕에게 한가지 청원을 했다.
어머니의 장례를 치룰 수 있도록 집에 다녀오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그 말을 믿지 않은 왕은 “만일 네가 돌아올 때까지 너를 대신해서 감옥에 갇혀 있을
친구를 데려온다면 보내주겠다. 그리고 물론 두 주 안에 네가 돌아오지 않으면
그 친구는 죽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왕은 죽을 자리에 대신 들어갈 친구는 결코 찾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피티아스에게는 다몬이라는 진실한 친구가 있었다.
피티아스의 부탁을 받은 다몬은 즉시 찾아와 그가 돌아올 때까지 자신이 갇혀 있겠노라고 했다.
왕은 매우 놀랐으나 스스로 한 약속 때문에 피티아스를 집으로 보내고 다몬은 옥에 가두었다.
그러나 사형집행일이 다가오도록 피티아스는 돌아오지 않았다. 왕이 다몬에게 말했다.
“네 친구는 결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그는 너를 속였고. 그를 믿은 네가 잘못이지!.”
그 때 다몬이 왕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아닙니다. 내 친구는 올 수만 있다면 반드시 돌아왔을 것입니다.
나는 그가 항해 중에 문제가 생겼을 것이라 믿습니다.
그가 탄 배가 풍랑을 만나 빨리 올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나는 죽는 것이 두렵지 않습니다. 나는 아내도 없고 자녀도 없으며 무엇보다
내 친구를 가장 사랑하기 때문에 그가 없이 사는 것 보다 그를 위해 죽는 편이 훨씬 쉽습니다.”
사형대에 오른 다몬이 왕에게 유언을 했다. “피티아스는 신실하고 진실한 사람입니다.
만약 그가 돌아오지 않는다 해도 나는 그의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가 모든 일을 마치고 최선을 다해 이곳으로 달려오는 것을 왕은 곧 보게 될 것입니다.”
그 때. 한 사람이 헐레벌떡 사형장으로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피티아스는 다몬의 목을 껴안고 울면서 말했다.
“오 나의 친구여!, 하느님, 제가 너무 늦지 않게 올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것을 지켜본 완고한 왕의 마음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목숨까지 내어 주는 진실한 우정에 감동을 받은 왕은 두 사람을 석방시켜 주었다.
자신을 대신하여 사형대에 오르게 된 친구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하여 어머니의 장례를 치른 후
천신만고 끝에 약속된 시각에 돌아왔고, 이들의 우정과 신의에 감탄한 왕이 그들을 사면했다는 일화는
유대인이 얼마나 그들의 약속에 충실하고 신의를 중히 여기는 백성인가를 보여주는 이야기지만
나는 어린 나이에도 이 이야기를 배우면서 우정과 약속에 대한 감동으로 가슴이 벅차서
나도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하겠다는 다짐과 친구와의 우정을 끝까지 지켜야 하겠다는 결심을 했던 것 같고,
다몬 같은 사람이 되겠다고 맹세했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이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는 것 같다.
2017. 9.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