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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청이 온다.

운명2 2018. 1. 14. 14:37

심청이 온다
남산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하는 마당놀이극이다.
심청전은 누구나 다 아는 고전이지만, 요즘 현대에 맞게 각색을 해서
시종 일관 웃음을 유발시킨다.
손진책이 연출하고 그의 부인 김성녀가 무희 감독을 했다던가.
국악신동이라던 유태평양이 어느덧 성인이 되어 심봉사로 출연한다고 해서
관심을 가졌는데, 더블캐스팅으로 내가 볼 때는 이광복이란 배우가 나와서
조금은 서운했지만 이 배우도 연기를 능청스럽게 무척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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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젊은 남녀 배우들이 나와서 신나게 춤을 추는데 언뜻 세어보니
17쌍인 것 같다. 여자들은 하나같이 늘씬하고 예쁘다.
마당극은 해학과 풍자와 질펀한 19금 대화이기에 더 재미있는 것 아닌가
싶은데 부모를 따라온 어린 학생들도 많이 보이는데, 그 아이들은 무슨 말인지
알까 모르겠다.
좀 몸집이 있는 뺑덕어미의 익살스런 섹시 춤과 걸음걸이 그리고
신동엽이나 할 것 같은 질펀한 성적언어에 어른들은 좋아들 한다.
그리고 심봉사가 어린 심청이를 위해 빨래터로 젖동냥을 가니
아주머니들은 인심이 후해서 서로 젖을 물리는데, 아주머니들마다
젖이 달라서 소품으로 여러 젖이 등장하기에 웃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심봉사가 나도 노래잘하면 가면 쓰고 복면가왕 나가지 여기 있겠냐고 하던가.
요즘 우리 사회에 영양가 없이 다투기만 것에 대해서도 촌철살인 풍자를 하고

적폐청산도 여러 번 등장한다.
심청이가 심봉사를 찾기 위해 맹인잔치를 기획하고, 전국 맹인들을 초대하는데

심청이 사적인 목적을 위해 국가권력을 남용하고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뺑덕어미의

비판도 잊지 않는다. 내가 작가라면 그러다가 아주 큰집의 독방에서 살 수도 있다는

말도 하고 싶지만, 그 말은 너무 심한 말이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배우들은 관객들과 대화도 나누며 소통하고 재미있게 이끌어가며 연기도

엄청 잘했지만, 관객들 매너는 실망시킨다.
핸드폰을 들고 갑자기 뛰어 나가는 사람. 화장실을 가려는지 들락거리는 사람이 많아서

스태프들이 따라다니느라 고생을 한다.
연극 도중에는 사진촬영이 안되지만 끝나고는 배우들이 관객들과 사진촬영도하고

마지막까지 흥을 잃지 않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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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초등학교 동창들과 그리고 친구가 평소 알고 지내는 나눔의 집 스님에게 부탁해서

위안부 할머니들도 초청해서 같이 보았는데 재미있다고 좋아들 하셨다.

네 분이 오시기로 했는데 가장 추운 날씨라서 두 분은 오지 못했단다.
텔레비전에도 자주 나오시는 분인데 나는 몇 번 만난 적이 있었다.
연세가 있기에 얼마나 더 오래 사실지 모르지만, 그저 일본에게 사죄만 받고 싶다는

할머니들의 한 맺힌 염원을 할머니들 의견도 듣지 않고 일본과 합의 한다고

너무 졸속으로 한 것은 아닌지, 그렇다고 이면합의로 잘못됐다고
다 까발려서 외교적 문제만 일으키고 뚜렷한 해결책 없이 유야무야 되는 것은 아닌지.

위안부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아닌지 안타깝기만 하다. 
임금이 무능해서 나라를 빼앗겨 당한 민족의 부끄러움일진데,

진심어린 사과를 받고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고 이쯤해서 더 수치스럽지 않게

묻어두면 안될까 싶기도 하다.